그 동안 대학교를 다니면서 항상 선생님이 되기 싫은 나 자신을 한탄만 하였다. 그냥 어서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랐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삶을 방치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 어느 덧 마지막 학년 마지막 학기가 다가왔고, 선생님이 될 자격이 코 앞에 다가온 상태에서 한 번 선생님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을 짚어보고, 이것을 토대로 선생님이 되면 내 인생에서 순기능이 될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말'을 하는 직업 : 수줍음 안 돼
   일단 말을 한다는 건 사람이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다른 사람(학생)들 앞에 나서서 말을 해야 한다. 이는 큰 '철면피'가 필요하다. 수줍어서 쭈뼛 거리면 학생들이 선생님을 신뢰하기가 어렵다. 수줍음은 교사의 큰 적이다. 남 앞에서 적어도 수줍음을 타면 안 된다.  나는 수줍음을 잘 타서 처음 보는 사람이나 조금이라도 어려운 사람에게는 말을 잘 꺼내지 못한다.  선생님이 학생들 앞에서 학년 초에 처음 만났다고 수줍어 한다면, 선생님으로서의 자격이 있을까?

  2. 학생이 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 휘어잡는 카리스마
   교실에는 선생님 만의 Stage(무대)가 있고, 그 무대 앞에서 원맨쇼를 하든 뭘 시키든 간에 선생님은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선생님을 보며 학습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도입부분에서 갖은 동기부여 자료를 쏟아 놓는다. 하지만 그런 어느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학생들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매료되어서 학생들이 절로 선생님을 따라올 수 있는 그 '카리스마'. (단, 이 카리스마는 교사 특유의, 각자 특유의 카리스마가 되어야 할 듯싶다.) 나는 학창시절에는 가지기 어려웠던 카리스마를 적어도 대학 4년 (주일학교 교사 2년, 각종 실습)  동안 조금씩 조금씩 형성 시키고 있다고 믿는다.

  3. 학생들을 잘 인도해야 한다는 책임감

  우리는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연예인들이 나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많은 영향을 준 은사님을 찾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반면 선생님의 잘못된 행동으로 평생에 상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학생들은 선생님의 모습에 따라 자신의 평생의 인생행로에 영향을 받는다. 교사가 말 한 마디를 어떻게 했느냐, 학생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학생의 성격, 학생의 진로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여야 한다.

  4. 학생들에게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면서 잘못된 행동이 있으면 시정해 주고, 잘 된 행동이 있으면 칭찬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선생님의 질책, 칭찬이 있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나 자신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서 학생들에게 옳다고 무조건 강요만 하지는 않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전에 스스로가 양심에 찔리지 않겠는가? 선생님 스스로가 행동으로 옮긴다면, 선생님이 굳이 하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보고 행동할 것이다. 나는 생각해 보면 그 만큼 나 자신을 각성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힘을 학생들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5. '배워서 남 주는' 준 봉사정신
  '배워서 남 주냐?'는 말이 있다. 자신이 수업료, 등록금을 내고 피 땀흘려 공부했는데, 이렇게 스스로 고귀한 지식을 선뜻 알려주겠냐는 거다. 그러나 교사는 '배워서 남 주는' 직업이다. 그렇기에 최근 내가 다니는 교대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것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행태를 보면 참 씁쓸하기 그지 없다. '배워서 남 주는' 그런 미덕을 발휘해야 하는게 선생님인데, 그렇게 자기 것만 챙기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맡는 학생들이 불쌍할 정도다. 선생님은 비록 '봉급'을 받는 사람이지만, 그 '봉급'을 받는 이상으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그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봉급의 댓가 그 이상, 그 이하도 학생들에게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

  6. 세상이 바라보지 않는 낮은 곳에서의 '희망'
 
 세상은 점점 부익부 빈익빈 사회로 변하고 있다.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공부를 잘 하면 출세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살아갔지만, 이제는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강남의 학생들은 온갖 사교육으로 도배질을 하고 살아가지만, 당장 서울 강북의 달동네, 공장 노동자의 자녀, 저 농·어·산촌의 어린이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 공부도 따라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말 자신이 선생님이라면 (특히 '진보'를 지향하는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학습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 아닐까? 아직도 계층변화의 유일한 희망이 교육이라면, 그들에게 길을 터 줄수 있는 '희망'을 안겨주는 사람. 그 아름다운 일을 하는 사람이 교사가 아닐까 한다. 또 이 부분이 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이 아닌가 싶다. 그 동안 생각하지 않았다가 번뜩 원서를 쓰기 며칠 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로만 내 인생의 순기능이 될지를 판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실 선생님이 되어서 이러한 자질을 실현하기 위해 '억지로' 하게 된다면 순기능이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노력하는 자,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했다. 그 순기능을 '억지로'하는게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자세. 즉, 저절로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내 인생의 순기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더 중요하다. 그것은 곧 학생들을 진정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정말 내 자식이 된 것마냥 챙겨주고 보살펴 주고, 사랑해주는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는 그러한 마음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자리 잡았고, 이것이 저 위에 써 놓은 교사로서의 자질을 키우기 위해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선생님이 된다는 게 내 인생의 순기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喜噫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 당신은 참 나쁜 사람입니다  (0) 2009.05.26
'되먹지 못한' 후배, 되먹지 못한 선배  (0) 2008.12.06
선생님으로서의 나는?  (0) 2008.10.16
두려움  (2) 2008.02.16
시무식 인사말  (0) 2007.11.13
잡히지 않는 글, 잡지 못하는 미래  (0) 2007.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