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남이 잘 되면 그 만큼 시기와 질투가 유독 높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속성을 이 만큼 잘 드러내는 게 또 있을까? 특히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더 잘 나간다면 '위암까지 걸리는'게 우리나라 사람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남보다 더 잘났다는 걸, 적어도 "꿇리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한다. 다른 나라보다 유독 유명 브랜드, 명품의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파는걸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는가?  놀랬스 시계, 구찌, 샤넬부터 빈폴,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상표까지. 혹자는 "'나이키', '아디다스'가 메이커야?"라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있으니 말 다했다.

  아직 대학생이고 하니까 놀랬스(롤렉스), 구찌 이런거 차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람을 아직 내 주위에서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나이키, 아디다스 등 공부모드로 전환한답시고, 그런 체육복, 운동화를 거리낌 없이 신고 다니는 '(그들이 좋아라하는 표현인)예비교사'들을 수 없이 보았다. 체육용품의 시작은 나이키요, 그 끝은 아디다스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 개인적으로 참 너무나도 한심해 보인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 '그 메이커를 입으면 매국노다, 국산을 졸로 보니 너는 선생될 자격이 없다.'라고 독설을 퍼부을 건 아니다. 엄연히 교사도 사람이고 다른 국민들이 누리고 싶은 거 누리는 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런데 이 '예비교사'의 칭호에서 '예비'가 빠지고 나면 사정은 달라진다. 뭐 예비교사는 사람이고, 교사는 사람도 아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 '교사'라는 본분을 다하고 있는 곳. 학교라면 문제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초등학교에 가면 우리 사회가 다양해진 만큼, 다양한 학생들이 상존해 있다. 개성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자리잡고 있다는 말이다. 돈이 넘쳐나서 어디 쓸 떼 없나 둘러보는 집 자녀가 있는가 하면, 하루 먹고 하루 살기 힘들어 근근이 살아가는 집 자녀도 있다. 그렇게 가정환경이 너무나도 다른 자녀들이 같은 시각, 같은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있는 집 자식들이라고, 같은 반에 있는 친구들 중 잘 사는 애들은 좋은 가방에 좋은 메이커 옷, 삐까 뻔쩍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친구는 다 낡은 운동화 한 번 바꾸기도 버겁다. 이 상황에서 후자의 친구들은 서로 말을 안한다 할지라도, 그 나이키, 아디다스라는 메이커를 보면서 상대적인 열등감에 쉽게 휩싸일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는가?

  그런데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다.' 바로 선생님이다. 체육시간에 보니, 선생님이 메이커 운동복과 운동화를 신고 있다. 나도 신어보고 싶은 운동화인데, 30만원이 없다. 게다가 선생님은 운동복까지 메이커다. 그걸 갖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학생의 마음은 어떨지 생각해 보았는가? 당신이 만약 돈 없는 학생의 입장에 서서, 선생님의 그런 복장을 본다면 당신은 어떻겠는가?  가뜩이나 학급 친구들의 귀티나는 모습에 짜증나는데, 선생님까지?

  설령, 학급 학생들 중 1명 빼고 나머지 모두가 나이키를 신고 다닌다 하더라도, 선생님은 그 한 명을 위해서라도 메이커를 입고 수업을 하면 안 된다. 그 1명이 느끼는 자괴감은 그 어느 누구도 표현할 수 없는 크나 큰 상처일지 모른다. "너는 커서 뭐가 될려고 그러니?", "너희 집안이 그러니까 너가 그렇지." 같은 말만이 학생에게 상처를 주는게 아니다. 선생님이 하는 행동과 더불어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물건까지 학생에게는 크나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수업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메이커 옷을 입어도 상관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는 지양해야 한다. 정말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런 세심한 것 까지도 배려하고 신경써야 하는 게 선생님이다. 그런거 따지기 싫다. 그냥 내 맘 내키는 대로 살겠다. 하는 사람은 자신이 '나이스(nice)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나이키(nike)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늦지 않았다. 후자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임용시험 준비를 포기하기 바란다.  메이커는 사람의 외양은 세워줄지 몰라도(사실 세워주지도 않는다), 선생님의 권위를 세워주지는 못한다.

'Dream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교육의 역할  (0) 2015.04.17
사려 깊은 선생님  (0) 2014.05.27
나이키 선생님  (0) 2008.10.17
계란으로 바위를 친 대통령, 노무현  (49) 2008.02.24
내 재산만 불려준다면  (0) 2007.12.10
예수님은 욕하지 마라  (33) 2007.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