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평가의 달이면서 동시에 방학의 달인 7월이 왔다. 지난 6월까지 땡볕에서 어린이들과 축구, 발야구를 하며 체육시간을 보냈던 전역한지 얼마 안 된 체육전담교사는 7월에는 경쟁활동을 접고 표현활동으로 5학년에서는 세계 전통 민속 무용을 추기로 하였다. 물론 "뭣하러 무용을 하냐?"며 부장님이 눈치를 주셨지만 이 고지식하고 까랑까랑한 젊은 초등학교교사는 곧이 곧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에어컨이 있는 특별실을 찾아 시원함(?)을 좀 누려보고도 싶었다.)

세계 전통무용은 남자와 여자가 같이 손을 잡고 뱅그르르 돌며 민속춤을 추는 것인데 남자와 여자가 같이 손을 잡고 춤을 춘다는 말에 역시나 5학년 녀석들은 소리를 지르고 "어떻게 하냐?"고 생판 난리다. 하지만 곧이 곧대로인 젊은 교사는 역시 '교.과.서'에 나와 있는대로 남자와 여자가 같이 춤을 춰야 한다며 녀석들을 설득하고 윽박도 지르며 역시 녀석들하고 똑같이 생판 난리를 친다. 그러나... 이 녀석들. 팔짱이 아닌 문희준의 꼭두각시 춤(?)을 추고 있고, 계약서를 쓰는지 새끼손가락을 걸고 춤을 추질 않나 심지어 무슨 공중부양을 하는지 자석이 떠다니는지 손이 서로 허공에 떨어져 무용을 한다. 그것도 서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이것도 쉽지 않은데.)

 

#2.

지난 주(금)~(토) 이틀 동안 걸쳐 교내 뒤뜰야영을 했는데 그 때 이른바 '깃발귀신'으로 유명세를 탄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체육전담교사는 이번주에도 역시 담력훈련을 통해 4학년의 여리디 여린 마음을 강하게 키워주고자 장애물 속에 숨어 있기로 했다. 역시나 어두움이 시작되는 저녁 8시 반. 남자와 여자 1명씩 한 조가 되어 나타난 녀석들. 너무 무서워서 엉엉 울고 있고 "선생님 있는 거 다 알아요!"하면서 중얼중얼 대는 게 정말 귀엽다. 하지만 녀석들이 귀여웠던 가장 큰 이유는 그 무서운 공포 속에서 남자와 여자가 손을 꼭 잡고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가는 뒷모습이었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대비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람과 사람사이를 새삼 다시 느낀다. 세상은 점점 갈 수록 각박하다.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로 잘났다하며 대립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갈며 절대 물러설 생각을 안한다. 그러나 사람은 언제나 나약한 존재이기에 절대적인 신을 의지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험난하다 싶은 세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서로를 의지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넘쳐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그 어두움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손 잡은 4학년 녀석들의 그 모습처럼.

 

#덧. 나도 의지하고픈 반려자는 과연 언제쯤 나타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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