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喜噫希 2013.07.27 02:51

  어렸을 때(누구나 그렇겠지만) 학교나 교회에서 선과 악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꽤 있었다. 하와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죄. 내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어떤 ‘비밀’로 인해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결국 죄를 짓는다. 때문에 어렸을 때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밀 없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신도 마음 속으로 고생할 필요 없이 후련하고, 다른 사람들도 사람들의 말을 믿고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어렸을 때 주위 또래들이 속닥거리고 비밀을 만드는 게 너무 싫었다. 왜 저렇게 숨기고 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쩌다 비밀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말을 쉽게 다른 이들에게 알려 주었던 적도 있었다. 위에 말한 희망사항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그저 내 마음이 불편한 것이 싫었던 것 같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며 성인이 되면서 사람들과의 대면하며 즐거운 일, 기쁜 일, 슬픈 일, 짜증나는 일, 화나는 일, 부끄러운 일들을 많이 겪게 되고, 심지어 학문에 의해 비밀을 가지는 것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 받는 ‘충격’도 경험하면서 나도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나 혼자만의, 아니면 일부 사람들과의 ‘비밀’을 가지며 살아가게 되었다. 그럼으로써 서로 간의 신뢰도 확인하고 특정인 간의 관계도 가깝게 만든다. 그렇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것 같다. 내가 혼자 가지고 있는 비밀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않으면 그만일 것 같지만 자기도 모르게 누설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다른 일부 사람들과 비밀을 공유하더라도 언제 퍼지는 가는 시간 문제다. 결국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알아버린다. 그렇게 인간은 허술하면서도 간사하다. 그렇게 철썩 같이 믿었다가 뒤통수를 당한 일이 많았다.

 

  때로는 타인의 비밀을 어떤 우연한 계기에 의해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타인 당사자는 모르는 꼴이니 ‘타인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나만의 비밀’을 갖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알게 된 비밀을 그냥 내 자신이 묻어두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아직 어렸을 때처럼 마음이 편치 않다. 한 편으로는 ‘양심’이라는 기제가 작동되기도 한다. 또 그 비밀을 통해 나와 어떤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된다면 솔직히 밝히고 비밀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관계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솔직하게 이야기 했을 때 오히려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비밀을 아는 사람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사람을 계속 의심하며 상처를 주고 제 3자에게 뒤에서 흉을 보고 뒤통수를 친다. 그런 경험이 있다.

 

  이런 인간의 모습들을 이제는 꽤 보고 경험한 나로서는 ‘타인의 비밀을 알고 있는 나만의 비밀’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말 모르겠다. 솔직하게 이야기 할지, 아니면 그냥 묻어 두어야 할지…….

 

  때문에 잠 못 드는 한 여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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