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번졌습니다. (본인은 나름 소통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통을 하지 않는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학생, 시민들의 메시지가 SNS를 통해 많이 전파되었습니다. 저도 역시 그들처럼 ‘안녕하지 못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시국에 대한 안타까운 안녕하지 못함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제 개인적인 일 년에 대한 안녕하지 못함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날이 갈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는 하는데 2013년은 유독 지나갔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2012년에서 계속 멈춘 느낌입니다. 대선 전후 불거진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으로 2013년 내내 뉴스를 장식했던 것도 시간이 멈춘 느낌을 주었지만, 저 개인적으로 시간이 멈춰 서 있던 1년이었습니다.

 

  올해 3년 만에 담임교사를 맡았습니다. 1년을 온전하게 담임을 맡은 두 번째 경우입니다. 이번 어린이들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고 신나는 학교생활을 하였습니다. 공부하는 걸 많이 힘들어하였지만, 그래도 꾸준히(꾸준히는 아니더라도 끝까지) 과제를 잘 해나간 어린이들입니다. 오히려 담임선생님이 체력적 한계와 더불어 게을러 많이 신경 쓰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담임을 하면 이런저런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많이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 앞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도 감정이 지나쳐 차분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전보다 많이 나아짐에 위로합니다.) 남은 2월 며칠만이라도 잘 해주어야겠습니다.

 

  대인(對人)관계에서도 (일종의 메타인지를 통해)내 자신의 성격 탓에 많은 상처를 받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한 해였습니다. 군 이등병 시절, 인사과 근무 때 과장님께서 본인의 경우를 말씀하시며 ‘자신의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제 얼굴에는 좋아하는 감정, 미워하는 감정이 얼굴에 잘 드러납니다. 미워하는 감정을 가져서도 안 되겠지만, 적어도 남 앞에 드러내지는 않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었습니다. 반면에 좋아하는 감정은 잘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을 내보였을 때 (연인이든, 동료든, 그 어떤 누구든)상대가 거부할까 하는 두려움으로 좋다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인관계에서의 자존심 아닌 자존심으로 지난 일 년뿐만 아니라 인생 내내 그리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또 직장생활을 할수록 직장에서의 관계는 다른 관계들과 다르게 거리를 많이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드는 한 해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을 대하는 걸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를 대할 때도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자기 발전도 없던 한해이기도 합니다. 다독(多讀)을 하고자 해던 한해가 무심해지는 느낌이고 교육에 관한 연구를 소홀히 하기도 하였으며 운동은 하다 안하다를 반복하여 체중도 비만 직전의 단계입니다. 게으르게 욕(慾)만 추구했던 한해였습니다.

 

  새로운 삶을 깨치고자 내신을 제출했습니다. 비록 학교 만기가 아니라서 갈 확률은 적습니다. 전근 가게 되면 새로운 환경에서 가뿐한 마음으로, 전근 가지 못하더라도 더 부지런하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도 늘이고 좋은 감정은 적극적으로 나쁜 감정은 (적어도) 감추려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새로운 2014년, 말처럼 앞을 내다보며 힘차게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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