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찮게 두 가지 대조되는 장면을 보고 듣게 되었다.

 

  #1. 아침에 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몇몇 여학생들이 A선생님께 와서는 오늘 실과시간에 요리를 두 가지를 만들면 안 되냐고 물어보았다. A선생님은 "안 돼. 한 가지만 해야 해."라고 답을 했지만 학생들은 두 개 이상 만들면 안 되냐며 몇 분 이상을 졸랐다. A선생님은 다른 학생들과 훈련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들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였다. 항상 학생들에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어린이들도 마치 친구처럼 옆에서 선생님에게 다가가니 학생들이 자기가 하고 싶으면 선생님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계속 그렇게 하겠다고 우기기만 하는 것이다. 분명 사전에 규칙을 정해놓았는데도 말이다.

 

  #2. 오후에 교사동아리 모임이 있었다. 아직 교직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선생님들이 주로 참석한다. 모임 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B선생님이 담임하고 있는 반에서 수업 중 서로 짝활동을 하는데, 한 어린이가 자신의 짝이 멍청한 것 같다며 선생님께 큰 소리로 말했고 그 짝은 한 시간 동안 펑펑 울었다고 한다. B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울린 학생에게 짝을 달래주지 않고 사과하지 않으면 때리겠다고 하며 짝에게 사과하라며 혼냈다고 한다.

 

  위 두 선생님 중 어느 선생님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있을까? 물론, 단편적인 장면에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옆에서 지켜봤을 때 나는 B선생님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다. 체벌을 하겠다고 하는 선생님이 애들을 사랑하고 있다니 제 정신이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는 나는 B선생님이 진정으로 학생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서로 좋은 감정과 기쁜 마음 그리고 래포트(Rapport)가 형성되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서로를 바라볼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A선생님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좋은 감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계속 이러한 교사와 학생의 대화가 반복된다면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라 할 수 있을까? 이런 모습은 근처 사는 동네 오빠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면 B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 스승으로서 학생의 행동이 인간사회에서 지켜야 할 가치에 어긋난다고 판단하고 겉으로는 굉장히 무섭고 엄하게 대하고 있지만 (심지어 때린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그 학생이 바른 인성으로 가기를 원하는 '스승으로서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다만 현재 B선생님은 방법에서 서툰 것일 뿐이다. 폭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학생과 마주하여야 한다. 반면 A선생님은 본인의 행동이 진정으로 학생을 사랑하는 방법일까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니까 장난치고, 아이들이니까 떠들고 싶은' 것으로 모든 행동에 대해 융통성을 부여할 순 없다. 우리가 학교에서 '자유'라고 말하지 않고 '자율'을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행동을 주되, 그 속에는 반드시 律, 즉, 일정한 규칙은 반드시 존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에서 법이 존재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허용은 방종일 뿐이다. 앞서 책 Review에서 언급했던 <여왕의 교실> 마여진 선생님도 겉으로만 보아서는 정말 있어서는 안될(?) 정도의 선생님이지만,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 어떤 선생님들보다 깊었다.

 

  A선생님이 이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비록 당장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해 기분 나빠 하더라도, 한 발 물러서서 규칙에 있어서는 잣대를 분명히 한다면 나는 그 때, B선생님 보다는 A선생님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려깊은 선생님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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