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틀 전, 조금씩 뛰어보자 다짐했건만, 입학식이 끝나고 수업에 들어가기 시작하는데도 여전히 수업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생 교육에 모든 시간을 쏟아도 모자를 판인데 계속 다른 일에 치여 본질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말 못할 상황이란...

그렇게 학교에서 일이 어느정도 수습되고, "오늘은 꼭 집에서 수업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집으로 들어왔더니 책상에 부재중이라 우편물을 주지 못해 붙어있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대수롭지 않게 "뭐가 왔다더라."하셨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나에게 온 우편물의 종류는 '법원등기'였다.

법......원......등.......기.....................!!!!!!!!!!!!!!!!!!

...

순간 머리가 하얘지며 온 몸이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법원등기? 나에게 법원에서 올 것이 없는데...???"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뭐 잘못한거 있나? 학부모가 형사.. 아니 형사는 경찰에서 먼저 조사하니 민사?? 아니면 요즘 불법 다운로드로 회사에서 소송 건다는데, 그런건가?? 윈도우, 한글, 오피스 다 정품 구입해 쓰는데... 소송 당한거면 어쩌지?"
불안한 마음에 내일 재방문한다고 쓰여 있었음에도 무엇인지 정말 두려워 집배원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더니, 춘천우체국에서 찾아갈 수 있단다. 정말 운전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춘천우체국에 차댈 곳이 없어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비가 추적추적 내려도 그냥 냅다 뛰었다. 우편물 보관소를 겨우겨우 찾아 등기를 집배원 아저씨께서 꺼내 주시는데, 춘천지방법원이라는 글자와 함께 보이는 문구

'귀하를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으로 초대합니다.'

아..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후보로 선정된 것이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던게 일순간 풀리면서 안심이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리겠다. 아마 내 인생을 통틀어 최대로 놀란 것 같다.

배심원이라니! 한 번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담임이었으면 아마 못했을 것이다. 올해 전담이니 한 번 참여해보고 싶다.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나중에 사회시간에 가르칠 때도 큰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나저나, 나는 수업준비 언제하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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