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교사

Dream Column 2015.09.25 20:02

《대한민국 부모》에서 나온 일화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저자가 뉴질랜드에서 연구실에서 박사논문을 쓸 때의 일이다. 창 밖 공원 배수시설에 문제가 생겼는지 인부가 공사를 하고 있었다. 며칠 동안 땅 파기 작업을 한 후에는 인부 한 명만이 땅 아래로 내려가 혼자 작업을 시작했다.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그는 하던 일을 내려놓고 나무그늘로가 차와 과자를 먹었다. 정확히 20분 뒤에 다시 일을 시작했다. 12시부터 한 시간의 점심시간을 가졌고, 오후 세 시 티타임이 되자 또 20분간 휴식을 취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어김없이 휴식시간을 지켰고, 공시가 진행된 사나흘간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그런데 이 인부는 짧은 휴식시간에 책을 꺼내 독서를 하였다.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으면서, 쿠키 몇 조각과 차를 마시면서 그는 잔디밭에 팔을 괴고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었다. -289쪽.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인부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책을 멀리하는 것 같다. 더더욱 문제는 책을 옆에 두고 간간히 읽는 선배 교사들은 보았으나, 후배 교사들은 책을 거의 읽는 것 같지 않다. 언젠가 한 번 신규 후배교사에게 책을 읽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책은 읽으면 머리에 잘 안 들어와서 읽지 않는다고 했다. 나도 책을 가까지 하지 않는 편이라 억지로라도 책을 가까이 하고자 노력을 하는데, 아예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충격을 받은 나는 신규로 발령받은 후배들에게 은연 중에 한 번씩은 물어본다. "책은 많이 읽으시나요?" 내가 그 동안 들었던 대답은 '잘 안 읽어요.' 밖에 없었다.

초등학생에게 독서가 중요하다며 읽기를 거의 강제하여 독서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도 문제다. 그렇지만 교사가 꾸준한 독서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더더욱 문제다. 이미 교대 다닐 때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은 다 배웠으니 상관없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지식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지식의 껍데기만 가진 교사와 인터넷 강의와 무엇이 다를까? 또 지식의 껍데기가 마치 지식의 전부인 양 자만심, 허영심을 가진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또 학생들은 그런 교사를 존경할 수 있을까? 수박 겉핥기 식의, 겉으로만 지식인인 척 하면 결국, 겉으로는 지식인으로 보이지만, 개인의 이기심으로만 뭉친 사회의 정의나 좁은 안목, 일베와 같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는 걸 방조하는 꼴과 같다. 학생들에게 책 안 읽는다고 질타하기 전에 교사 본인부터 책을 읽어야 한다. 그게 가르치는 사람의 기본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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