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 부터 우리 사회는 침묵하는 것이 미덕이라 했다. 특히 남자에게는 '남자다움' 중의 하나로 칭송하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기성 세대들은 아랫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거슬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젊은이들은 그런 이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침묵하기도 하는 걸 보았다.

  이런 침묵 현상은 가족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진다.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되는 이 시대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작년에는 아래와 같은 공익광고까지 나왔다. 아버지가, 아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차 모르는 가족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을 보면, 침묵이 미덕이라는 조상들의 말을 드러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더 이상 침묵이 미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상대의 말과 호소에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 그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특히,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할 말이 없다.'며 침묵하는 건 상대를 존중하기는 커녕, '당신이 잘못한 거지 나는 잘못이 없다.'는 이기적인 태도로 보인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타협해야 하는 민주사회에서 침묵은 크나 큰 독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시작되는 서로의 불통은 상대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의심을 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당장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겠지만 심각한 갈등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 가족과의 침묵, 이웃 간의 침묵, 개인 간의 침묵, 조직 내의 침묵, 사회의 침묵을 깨야 한다. 침묵을 깨면 오히려 당장 더 큰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침묵하는 것 보다는, 갈등을 넘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개인이든, 사회든 이제는 더 이상 침묵이 금은 아니다.


 제목과 관련되어서 한 자 더 적어보자면,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성덕선의 남편은 정작 좋아하고도 내색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정환이 아니라 좋아한다는 펴현을 넌지시 던졌던 택이었다. 결국 사랑도, 먼저 표현하는 사람이 차지할 수 있다는, 침묵으로는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한 건 아닐지. - 드라마 자체의 논란을 떠나서 -(2016년 1월 17일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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