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임용투쟁

Dream Column 2006.11.06 02:42
 내가 교대에 입학할 때 부터 *교대생들은 으레 정례적으로 '투쟁'이라는 것을 적어도 한 학기에 한 번 이상 하였다. 그 때마다 여의도, 광화문, 대학로 등지에서 마치 투쟁이 당연하다는 듯이 선봉에서 시위를 해 왔다. 허나 그 때는 언론들이 교대생들의 시위를 한 번도 비춰주지 않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랬다. (기자들이 초등학교 선생이 아니꼬와서 교대생들을 일부러 안 비춘다는 예기도 돌았다.) 그 때 마다, 교대생들은 언론에 비추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지곤 하였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시위하는 그 현장은 언론에 비추었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일반 사람들의 여론은 어떻게 형성될까? 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0.3초 안에 정답이 나온다. 입학 했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분명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것은 뻔하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차라리, 언론에 비추지 않는 것 만이 교대생이 그나마 떳떳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투쟁은 심상치 않다. 교육부의 장기 교원수급대책을 파악한 16개 시도교육청이 초등교원임용수를 작년의 절반정도로 확 줄여버린 것이다. 이제 교대생들은 울분을 토하고, 11월 3일 투쟁을 하기 시작했으며, 7일 전면 수업거부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이게 언론에 보도가 된 것이다. (KBS는 두 꼭지나 다루었다, 9시 뉴스에서)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은 '1.47:1 가지고 아우성이다','이런 사람들이 선생한다고 한다!'등의 댓글을 남기며, 투쟁을 하는 교대생들을 비난하고 있다.

그렇다. 교대생들은 1.47:1의 경쟁률이 두려워서 아우성을 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건 인정하자. 경쟁이 두려워 투쟁을 일삼고 있는 교대생들은 (정작 내가 교대생이라 할지라도) 참으로 겁이 많은 사람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교대 입학하고 나서 투쟁을 볼 때 부터, 겁이 많아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투쟁으로 밖에 비치지 않았다.

교대는 특수목적대로서, 초등학교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대학교다. 따라서 우리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지 않으면, 살길이 막막한 실업자 밖에 될 수 없다! 라는 논리도 내 생각엔 전혀 맞지 않는다. 이걸 뒷받침 하기 위해서 경찰대, 육사, 공사, 해사 등등을 들고 있는데, 이 곳들과 교대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위에 내세운 곳들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 만큼 엄격한 교육과정이 뒷받침 되어있고, 따라서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 한다. 또 이들의 학교는 각 분야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학교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채용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하지만, 교대는  엘리트 코스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만큼 혹독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100% 임용된다는 법조항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사범대는 이미 다른 학과들에 열려 우리보다 더욱더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리고 있다. 또한 해양대도 마찬가지다. 교대생들이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은 이런 점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부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교육부가 교대생들이 임용고시를 볼 때 즈음의 초등학교 학생수를 예측하고, 그 예측에 의한 교원 수를 예상하여 교대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2003년-2005년에 분명히 초등학교 학생 수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청 자료 등에 의하여) 오히려 교육부는 교대 정원을 더 늘렸다. 아예 경인교대 경기반/인천반으로 나누어 1000명 이상 더 뽑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이제와서 학생 수 줄어든다고 임용 수를 줄여버리는 건,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결국 임용 수를 줄이려는 교육부나, 그것에 반대하는 교대생들이나 다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서로 조금만 양보를 해서 적정 인원에서 타협을 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교대생의 수업거부는 도가 지나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주)
* 여기서 내가 교대생임에도 불구하고 '교대생'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나는 한번도 투쟁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쟁에 참여하는 '교대생'을 구분하기 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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