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앞으로 선생님이 되실 여러분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나아가 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의 교육이 황폐화 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자신의 학업도 불사하며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전교생이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 간지도 이제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우리 교육이 바로 서고자 하는 이런 열정적인 모습은 정말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정적인 모습, 바른 모습 뒤에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도 여럿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와 더불어 이러한 모습도 같이 적어보고자 합니다.

<교대협이 주장하는 사안에 대하여>

  교대협은 학급총량제 개념을 왜곡시켰습니다.

  우선 저의 개인적인 반대 사유를 적기에 앞서 교대협이 내놓은 사안이 올바르고 객관적인 정보인지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현재 교대협이 수업거부를 내세우는 대표적인 명분은 ‘학급총량제 폐지’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근거는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여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허나 이것은 학급총량제의 본질을 뭉뚱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적으로 무조건 35명으로 집어 넣는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가 ‘2006-2020 중장기 교원수급대책’에 본 바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무조건 35명으로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 급당학생수가 35명 이상인 시도에 한해서만 (광주, 경기) 35명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였습니다. 전남은 24.7명이니까 이것을 35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아니라, 24~25명에 해당하는 학급 수를 유지한다는 말이 됩니다. 이를 근간으로 하여, 2020년에는 35명 이상인 시도는 32명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2005년 대비 7% 감소시킨다는 기준을 마련하였습니다. 전남이 24.7명이니까 7%를 줄이면 22~23명에 해당하는 학급수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교대협이 말하는 ‘35명’은 한마디로 왜곡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교대협이 이렇게 왜곡시켰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학급수가 2005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학급 수를 산출할 때의 시나리오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이 되더라도 35명 이상인 시도는 32명 정도로 밖에 감축하지 않으며, 나머지 시도는 7%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로 산출한 결과 2020년에는 약 29명정도가 됩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즉, 교육부가 시나리오를 산출할 때의 기준이 잘못 설정되었다는 예기입니다.

  저는 학급총량제라는 개념 자체는 그나마 없는 예산에 각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남발하여 학교를 짓는 것을 조금이나 막고자 하는 효과적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급 수를 산출할 때의 기준을 높게 잡아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학급총량제를 폐지하라!’는 말 대신에 ‘학급총량제에 의한 학급 수 산출시의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낮춰라.’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학급총량제 폐지에는 찬성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학급 수 기준을 OECD기준으로 낮추라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적어 놓은 것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에 있는 제 블로그 링크를 참조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올리고 싶지만, 내용이 너무 많아 이곳에 올리기에 너무 벅차서 요약하여 글을 정리해 올립니다.

  교육재정 GDP 6%, 과연 대안이 있습니까?

  교대협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교육재정을 GDP 대비 6%로 올리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5년 대비 GDP는 7875억달러로,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2005년이므로 $1=1000원 기준) 787조 5억원정도 됩니다. 여기에 6%는 47조 2500억원이 됩니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의 교육예산은 GDP대비 4.2%이므로 나머지 1.8%P를 더 채우려면 14조 1750억원을 더 추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14조 1750억원을 어디서 채워야 합니까? 무턱대고 정부에게 재정을 올리라고 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헛구호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혹자는 미군기지를 철수하면 된다고 말을 하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진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교대협의 편파성에 대하여>

교대협은 지금은 비록 취소되었다고는 하나, 22일 한미FTA투쟁과 더불어 전교조의 연가 투쟁에 동참하려 시도했었습니다. 전교조의 연가투쟁은 교육부에서 엄벌하겠다고 이미 예고한 상황에 강행한 투쟁입니다. 이런 투쟁에 참여했더라면, 교대협은 과연 합리적인 협의회인지 의문이 들었을 것입니다. 위의 투쟁은 같이 연대하지 않았다하지만, 각종 자료를 얻거나 주장을 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는 전교조의 지원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단순한 노동조합임을 감안할 때, 한쪽에서 얻는 자료로 주장하는 것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총학생회장이 제가 왜 전교조와 연대를 하냐고 질문했을 때,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많이 지원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이 생각납니다. 그렇다면 교총이나 한교조에서도 지금 학급총량제나 임용TO에 관하여 반발을 하고, 교대협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데, 왜 그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습니까? 성명서 한 장 달랑 냈을 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만 말하고, 왜 직접 나서서 도와달라 말하지 않습니까?

<투쟁 자체에 대하여>

  교대협은 수업거부와 투쟁을 하기 전에 다른 방법은 강구해 보았습니까?

  지금 한창 기말고사 준비로 바빠야 할 시점에서, 이렇게 투쟁을 해야하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투쟁하기에 앞서서 교대협은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않았는지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교육부가 행정부이므로, 권력을 압학하는 방법은 삼권분립에 의거해서 국회와 사법부에 진정을 요구하는 것은 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님들) 우리의 사정을 설명하고 국회의원들에게 답변을 들어보는 일을 교대협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까? 사법부에 임용고시TO가 문제가 되었다면 그것을 막고 법으로 심판을 해달라고 청구를 해보았습니까? 아니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를 하였습니까? 아니면, 청와대 신문고에라도 올려보았습니까? 저는 이렇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대협이 이러한 노력을 사전에 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부랴부랴 투쟁을 하다못해 수업거부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업거부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교대피플 카페에 가면 이런 방법을 하자고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수업거부 하기 전에 했어야 할 일들이 아닙니까?

  학생의 권리이자 의무를 그렇게 쉽게 거부할 수 있습니까?

  학생은 수업을 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그것이 바로 학생이겠죠. 우리는 교사이기 전에 학생입니다. 학생이 아무리 사안이 교육적 이상에 맞지 않는다 해도, 수업거부를 100% 모든 학생들에게 강요하면서 까지 (반대하는 학생들에게까지) 해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업거부와 투쟁은 다릅니다. 수업거부는 말그대로 수업을 안한다는 말이고, 투쟁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발적으로 나서서 주장을 펴는 것입니다. 그 사안에 반대하거나 납득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끼워 넣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같이 나와서 토론을 하면 더욱더 좋지 않겠냐고 하십니다. 하지만 현재 교대협 이하 각 교대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교양은 제가 위에서 지적하다 시피 편파적이거나 대안이 전혀 없는 교양이라고 실감합니다. 더더군다나 한미FTA나 신자유주의 같은 사안들도 다루어지는데, 이러한 자료에도 저는 의구심이 듭니다. 이러한 교양 위에서 토론을 벌이면, 저는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해서 저의 의견을 적어보았습니다. 어찌하다 적다보니 많이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말도, 아무글도 안 쓰고 안 나가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말하고 안 나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교대협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주장들은 저도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들이 중간에서 왜곡되고, 편파적으로 변질된다면, 그 주장마저도 빛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저의 글이 납득이 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냥 한 사람의 주장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교육은 공교육 정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강준만씨의 칼럼을 링크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학사거부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적은 것으로,
제가 소속되어 있는 과 클럽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