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원래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날'로 정하여 기독교인과 천주교인들이 그것을 기리는 날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 날이 꼭 연인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이상한 미신(?)을 믿으며 살아가지만, 나는 원래 의미를 새기면서 살아가려 하고 있다. 그래서 이브날과 성탄절 모두 교회에서 지냈다.

그렇게 교회에서 지내고 온 날 밤, KBS 9시 뉴스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성탄절을 기리는 성당과 교회의 모습을 TV카메라에 담았다. 교회에서 미사를 드리는 성도들과 함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성도의 모습도 같이 보여 주었다. 신부님도 정중하게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없고 형식적인 그림이었다. 허나, 문제는 오늘 비춰 준 목사님의 모습이었다. TV에 나온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는 모습을 비추었는데, 그 목사님의 머리는 아주 짧았다. 해병대나 군인 사병이 할 법한 머리로 말이다! 왜 목사는 그런 머리를 하고 나왔을까?

뉴스를 그 전에 지켜 유심히 보았던 사람이라면 이유를 알 법도 하다. 며칠 전, 개신교 교회 일부 목사 20여명은 집회를 가지며, '사학법을 다시 재개정하라!'고 머리를 깎는 삭발식까지 거행하였다. 그 목사가 성탄절에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누구나 다 아시다시피, 이번에 개정한 사립학교법은 개방형 이사제를 골자로 하여 사학재단의 독단적인 행동을 막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한나라당이 반대를 하며 지금까지 질질 끌고 오는 마당에 교회 (보수)목사들이 안되겠는지 머리까지 깍는 행사까지 벌였다. 자기네들 학교 재단에서 제대로 손을 못쓰니 말이다.

이렇게 목사가 제 소임을 다하지 않고, 세상의 일만 쫓아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하는 이런 모습에 골머리가 빠질 지경이다. 하지만 나는 더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 바로 그러한 목사가 있는 교회의 성도들이다. 성도들도 머리가 있는 사람들이야 목사가 그러한 세상에 세속된 말을 할 때에는 '아니다'(사립재단 관계자들은 빼고)라고 말하겠지만, 교회에 다니고 계시는 성도들은 노인분들이거나 서민들, 자라나는 청소년들도 있다. 이런 성도들이 목사가 목회와 전혀 관련없는 세상의 '사상'을 들먹거리며 저쪽 편은 잘못됐다. 대통령이 뭐 어쨌다 저쩄다. 라는 말을 설교시간에 말하면서, 그것을 '하나님'과 연결지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거짓된 말로 성도들을 세뇌시킬 수 있다. 성도들은 '목사님 말씀=하나님 말씀'으로 믿고 그런 '웃지못할 세뇌'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무섭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이렇게 세상의 말을 거들먹거리면서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오도하며 성도들을 세뇌시킬 수 있는 이런 교회가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