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 들어와서 항상 글을 쓸 때나, 누군가 이야기 할 때나 꼭 토를 다는 것이 "나는 이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의 어투다. 여기서 말하는 '이 학교'는 교육대학교를 말하는 것이고 '하지만...'은 아마 누구나 다 예상하리라고 믿는다. 앞으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기가 힘들지만, 교육대에 들어옴으로써 너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따논 것이나 마찬가지니, 취직걱정 안 하고, 거기에다가 남들처럼 짤릴 위험도 없으니, 여기 만큼 편하게 다니는 대학이 어디 있겠냐는 논리이다. 이러한 논리에 더해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의 어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재수할 생각을 접고, 이렇게 지금 2학년을 지내고 있다

  그렇다. 지금 사범대는 20:1이 넘는 경쟁률로 교사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데다가, 아예 자신이 전공하는 과목도 뽑지 않는 경우가 있어 교사가 되기 힘들더라도, 교육대는 현재 진학하기만 하면, 졸업시 무조건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주고, 초등교사 국가임용고시에 합격만 하면 근 40년은 빵빵하게 버틸 수 있는 철밥통이 하나 생기게 되는 것이다. 중등교사임용과 달리 초등교사는 아무리 쎄봐야 2:1을 넘지 않아 더더욱 취업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교원양성제도에 정부가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원양성제도를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혁신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교육혁신위원회가 내 놓은 교원양성제도 개편안이 며칠 전 발표가 된 것이다. 이 개편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현재 졸업만 하면 무조건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주는 것을 평균으로 일정 학점 이상 (75점 내외, C0 또는 C+ 정도)을 획득해야만 교원 자격증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현행 교과과정을 지면으로 테스트하여 선발하는 방법을 기존의 지면 테스트는 자격고사화하고, 논술과 교사가 수업을 이끌어가는 능력을 직접 테스트하는 것으로 선발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개편안에 교육대-사범대생들은 어찌 교사를 학점으로 가를 수가 있냐, 교사는 공부를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 개개인의 인성도 교사의 중요한 덕목이라 말하며, 반대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 공부를 잘한다고 제대로 된 교사는 아니라는 논리라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생각들도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전교수석, 학과수석이라 하더라도 실제 교편을 잡고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것들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머리에 든 것은 많은데 가르치는 것을 보면 어쩡쩡한 사람도 우리는 자주 접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저러한 교-사대생들의 생각에, 교대생임에도 불구하고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 교대생임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이 이상하긴 하다만 - 나는 감히 저 논리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을 철저히 무시한 비약적인 주장이라 말하려 한다.

  아직 '교사'가 아니라 '학생'이다

  우선,  아직 교사가 아니라 학생이라는 점을 간과하는 아주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우리는 예비교사 입니다'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듣는 예기가 '예비교사, 예비교사'이다 보니, 자신이 교사인 줄 착각하고, 본 위치인 '학생'이라는 사실을 간과해 버리는 오만함을 저지르고 있다.

  '학생'이란 어떤 위치인가?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혀 나중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단련하는 사람이다. 무엇인가를 제대로 배우고 익히지 않고 무조건 활용하려 한다면 이것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 못하고, 오히려 해가 되는 행동을 할 뿐이다.  교-사대생들은 교육학을 비롯하여 자신의 전공에 해당하는 과목들을 배우고 익히는 사람이고, 이것을 나중에 교편을 잡을 때 활용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과목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교편을 잡는다면 과연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인성'만 운운하다가, 정작 교사의 진짜 역할인 '가르침'을 간과해버리는 이 어처구니 없는 역설을 그들은 외치고 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평균 70~75점인 C0, C+ 아래를 밑도는 사람은 정말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 말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정말 대학에 들어와서 매일 술먹고 놀기만 한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교수는 학점주는 기계에 불과한가?

  반대의 논리를 드는 학생들이 한 가지 가정하는 것은 '학점에 반영되는 것은 지식에 대한 평가 뿐이다' 하는 점이다. 그러나, 학점에 반영되는 것이 꼭 지식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을까? 강사들이나 교수가 반영하는 것들을 보면, 실제로 지식에 대한 평가만 학점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 학기 미술강사님은 실제 지식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강의태도도 중요한 요소로 넣었다. 학생이 강의 중간에 떠들지 않는가? 문자를 날리지 않는가?, 발표할 때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는 점을 눈여겨 보시고는 그것을 그대로 학점에 반영하였다. 교수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마당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느냐? 고 반문하겠지만, 그 교수님은 종강시간에 기억하는 얼굴과 이름이 매치하는지를 확인까지 하셨다. 적어도 교사가 가져야 할 인성에는 학생을 존중하는 마음,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강의시간에 집중하여 수업을 듣는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등은 교사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와 열정, 성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식에 대한 평가 자체에서도 인성에 대한 평가는 어느정도 반영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교대에서 배우는 내용이나 사대에서 배우는 내용은 공대다 의대처럼 몰라서 못 푸는 문제가 많기 보다는 공부를 안 해서 못 푸는 문제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것은 자신의 지식의 한계가 아니라 성실성의 문제다. 자신이 얼마나 공부를 성실하게 하였는지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특히 교-사대의 학점은 성실성의 요소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교사 자격증 체제와 더불어 임용고시 체제도 개편 : 오히려 교사의 질 향상

  이번에 교원양성체제의 개편은 교사 자격증이 주어지는 자격 조건 뿐만 아니라 임용고시 체제도 개편하게 된다. 현재는 교과목의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과 논술, 면접이 결합하여 교사를 선발하였지만, 앞으로는 교과목의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은 자격시험에 그치고, 논술과 면접관 앞에서 '실제 모의수업'을 하게 되며, 선발은 논술과 모의수업의 결과를 토대로 하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실력있는 교사를 선발하는 제대로 된 척도라 할 수 있다. '머리에 든 것이 많다고 해서 교사가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그들의 논리에 부합하도록, '머리에 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자격화하고, '잘 가르치는 것'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대생들이 교원양성체제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자가당착, 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그들은 항상 교육에 대한 어떤 현안이 있으면 수구들이 '빨간 색안경'을 끼고 정부를 빨갱이로 몰아 부치듯이, 그들은 '파란 색안경'을 끼고 정부를 '신자유주의'라고 치부하며, 광화문 앞에서 시위하기에 급급했다. 나는 교대생이지만 그러한 시위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의 논리가 나에게는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비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교원양성체제 개편은 평범한 교-사대생들에게는 '개편아닌 개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원양성체제 개편방안 마저도 전국에 있는 교-사대생들이 뭉쳐 '적극반대'한다면, 그것은 온 국민에게 지탄 받는 '밥그릇 싸움'이다. 이번에 또 뭉쳐서 시위한다고 한다면, 그래도 과 친구들이 고생하기에 눈 꼭 감고 내주던 벌금도 이번에는 일절 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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