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쁜 대학생

喜噫希 2007.02.08 02:49
 벌써 대학생활이 2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나는 아직은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못했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회생활의 겉만 핥은 것 밖에 되지 못할 것이다.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파악하는 것은 몇 십년, 아니 이 세상을 오래 살고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진실이 아니겠는가?

 세상을 파악하는 게 이런 것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은 이런 것이다.'라고 윤곽이나마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의 상황, 주변의 모습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경혐해보고 느껴보는 것일게다. 사회가 인간적인 情이 넘치는 곳인지, 서로 으르렁대는 적자생존의 법칙대로 움직이는 동물의 왕국인지 말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내가 대학생 신분으로 있는 '교대'라는 곳에서는 후자가 더 강한 쪽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로 남보다 더 나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누구에게라도 자신의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일반적인 정보까지. 남이 얼마만큼 했느냐를 보고서, 자신은 그것보다 더 많이 해가려 한다. 자신이 꿇리지 않기 위해서 교수에게 아부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심지어 교수와 다투고, 권위를 넘보려 한다. 서로 성적을 위해 협동하려는 일이 있으면 친하다가도 뒤돌아서면 서로 누구냐는 듯 쌩하고 지나간다.

 인간적인 정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서로를 보고 웃는 것이 '웃는게 아닌'것 같은 이러한 작금의 분위기는 나를 참으로 힘들게 한다. 그냥 보이는 겉치레로만 보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에는 주위의 사람들이 참으로 무서운 곳에서, 내가 버틸 힘도, 이유도 없다. 이런 작금의 분위기에 대해서 본인만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더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작금의 분위기를 서로 깨기는 커녕 오히려 서로와 서로간에 믿음이 생기지 않아 그런 분위기를 더욱더 심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작금의 '나의 세상'에 대해서 한탄하고 있지만, 사실 이렇게 한탄도 할 자격이 없다. 이런 상황을 어느정도 타개하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졸졸 그러한 짓을 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주도했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시험과목을 내 나름대로 요약,정리한 것들을 거리낌없이, 정말 아무런 거리낌없이 친구들과 같이 공유하였다. 그것이 전체 학년에 퍼지는 일이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손해를 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후반에 공유의 폭을 제한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나는 고등학교 때와는 정 반대의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적자생존의 동물의 왕국 속에서 어떤 무언가의 일을 맡는 다는 건 정말 '미친 짓'인거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안하겠다고 회피하고 앉아 있는데, 내가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나는 05학번 내부에서의 회계업무도 관두었고, 그 뒤에 과 전체의 회계를 맡으라는 것과, 05학번 과대도 단번에,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그래서 나는 '참 나쁜 대학생'이다. 이것은 내가 '대학생'의 신분으로서 '참 나쁘다'는 것이다. 대학생 신분에서의 나의 행동은 인간적인 모습이 매마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두렵다. 이런 나쁜 모습이 계속될 것 같다. 학교 생활에서가 아니라 다른 곳 - 가족, 교회생활 - 에 퍼질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두렵다. 그래서 初心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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