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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

진실된 오지랖

by 맑은마루 2017. 8. 1.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① 자정능력을 가진 교직사회 

 

'10년차 교직경력'의 저자처럼, (비록 군 경력으로 인해 순 교직 경력은 적지만)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은지 9년차가 되니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환경들에 있어 너무나 공감이 간다. 저자의 글은 처음 들어가본 '딴지일보' 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새벽녘에 그 게시판에 써 내려간 글들을 읽으면서 나의 경험과 겹쳐져 몸이 떨릴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나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글이 여기 나타났을까? 하며, 신기하기도 했고, 그 만큼 교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의 반증이었다. (그 글을 보고 작년, 내 Facebook에 링크를 해 놓았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저자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이상한 선생'을 많이 만나보았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으며, 1년도 안 된 신규선생인 나에게 카드를 빌려 달라고 했던 선생님, 또 전담이라 시간을 내어 참여하려 했던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가지 말라고 하는 관리자,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학교 시설 개선을 위해 내놓은 발전기금을 활용해 백마진을 챙겼(다고 암암리에 소문이 났)던 교장까지. 이것 말고도 꽤 많은 일들을 보고 들었던 지라 나도 꽤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다행히, 배구에 목을 매다는 학교에서 근무를 해 보지는 않았다. 올해 군 지역으로 전근을 갔는데, 이 지역의 관내 초등학교들은 매년 '스승의 날'에 모여 체육대회를 열었다. 남교사는 배구를 하는데 작년에 경기 중 작은 일로도 벌떼같이 달려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을 서슴없이 하는 선생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전교조 지부장이 나서서 이 체육대회에 대하여 의견을 수렴했고, 압도적인 반대가 많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주축교인 우리교 교장선생님께서 체육대회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리셨다. (이 체육대회는 매년 관내 초등학교 교장단에서 주최하였다.)

 

   대부분 나와 같은 정도의 경력이 되면, 선배 교사들의 '이상한 행동'들을 거의 많이 보게 되는 반면, 나는 후배 교사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그들의 행동에서도 많이 '이상한 점'을 목격하였다. 학생들이 친구에게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선생님에게 스스럼 없이 하는데도 용인해주고, 때로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행동을 매우 자주 하고 있는 선생님부터, 겉으로는 자상하고 친절해 보이지만 생활기록부 검토 과정에서 발견한 '교사에게 잘 보이며~', '교사를 잘 따르며~'와 같이 권력과 권위를 앞세우는 듯한 의견을 적은 선생님 등등 여러 경우를 목격했다. 선배 교사들은 흔히 옛날 사람이라 적어도 '그려러니.'하고 체념이라도 할 수 있지만, 후배 교사가 하는 '이상한 행동'을 목격했을 때 다가오는 그 충격은 선배 교사의 그것보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더 컸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가운데 나도 대처를 잘 한 것 같지는 않다. 선배 교사에게는 응당 이렇다, 저렇다 정식으로 이야기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 선배 교사가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미워하더라도 나중에는 서로 차분하게 풀어나가려고 했던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선배 교사로서 이상한 점을 이야기할 때는, 그냥 오지랖이나 떠는 꼰대 선배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감정적으로 폭발을 할 때도 꽤 있었다. 그 가운데 '전략적 인내'라던지 하는 다른 방법으로의 접근도 필요했을 것이다. 또, 항상 '교육을, 학생을 중심에 두고' 판단을 했던 나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지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고,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을 하는 게 좋을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했다. 어찌 보면 나도 그들에게 '이상한 선생'이었다.

 

  교직 사회의 폐쇄성을 절감한 나는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참 많이 했다. 일부러 교실 문을 열어놓고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허용하고자 하는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창피함을 무릅쓰고 학급에서 일어난 일을 일부러 동료교사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등, 학교 생활 속에서 작게 나마 실천하고자 했고, 계속 시도해보고자 했다. 그러나 선배 교사든 후배 교사든, '교실 속 장막'을 걷으려 하지 않는 교사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았고, '나보다 후배 선생님들은 개방적일 것이다.'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서로 얼굴 붉힐 때도 있었다. 그러한 감정에 지쳐, 자괴감이 들어 모든 선생님과 교류를 접고 '혼자 잘하면 되겠지.' 하며 생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교직 사회가 자정능력을 갖추려면, 오지랖을 떠는 윤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오지랖을 떠는 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결국 서로 간의 진실된 '소통'을 통해 서로가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말이야 쉽지, 실제로는 쉽지 않다는 건 잘 안다.)  이러면서 조금씩 나도, 동료 선생님도 또 우리 교직 사회 전체가 다른 세력에 의해  썩은 부분이 도려지기 전에 스스로 치유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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