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토막

콩으로 메주를 쑤어도 곧이 못 듣겠다

맑은마루 2020. 11. 18. 00:25

  어제(자정이 지났으니) 정부 차원에선 강원도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지 않았다. 정부의 기준(강원도 일일확진자 10명 이상)을 훨씬 뛰어 넘었지만, 도내 지역별로 확진환자 발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대신, 철원군 자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하였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첫째, 정부는 격상기준으로 강원도는 일일 확진자 10명 이상으로 정해놓고, 막상 그 시점에 다다르니 하지도 못하면서 왜 그런 기준을 뭣하러 정해놓았냐는 거다. 경제적인 이유를 들고 있지만, 너무 전전긍긍하는 정부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그럼 애초에 그런 기준을 세우지 말던가. 지금처럼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대응을 해 나가도 충분하지 않은가? 오히려 정부의 발표를 기다리다 철원군의 대응이 늦어진 것이다. 그 사이의 혼란은 고스란히 지역주민들과 현장의 공무원들(교사 포함)이다. 오늘 밴드에 철원군 선생님의 고충이 절절히 녹아든 글을 보았다. 격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둘째, 정부의 발표 뒤에 철원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였다. 그런데 그와 관련된 학교 수업 조치 공문은 '강원도교육청'에서 하달하였다. 학교 수업의 모든 컨트롤타워는 '도교육청'에 가 있는것이다. 아니, 기초자치단체에서 대응을 하였으면, 거기에 맞게 교육지원청에서 학교 등교수업과 관련된 지침을 내리는 게 맞지 않나? 도교육청이 교육부와 협의하여 결정했듯이, 이 상황에서도 교육지원청이 도교육청과 협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지금 도내에 교감선생님들 코로나19 확진상황이 다행히 N차 감염으로 많이 확산되지 않아서 그렇지, 정말 도내 모든 시군에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으면, 과연 그 상황을 도교육청에서 컨트롤 할 수 있을까?

 

  재난상황이니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에 시비를 걸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러한 재난이 장기화 되면서 인력을 갈아넣고, 자꾸 중앙정부만 쳐다보게 되는 구조. 정작 중앙정부는 이리 저리 갈팡질팡 헤매다 만들어 놓은 기준도 이리저리 바꾸고, 그 기준조차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니, 모두 다 국무총리만 쳐다보고 어떻게 내릴지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고 기다리게 하는게, 이게 제대로 된 거라 생각하나? 이거야 말로 관료제의 적폐 중의 적폐다.

 

  지방자치를 말하면서, 결국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는 정부지만, 강원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도교육청이 학교 재난대응의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재난 대책을 하위 기관에 과감히 위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러다간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 못듣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