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입니다. 연도가 바뀌고 다시 1로 시작하는 날이라 매번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집니다. 작년을 돌아보면 태생적인 게으름도 한 몫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급변한 많은 상황을 대처하고 처리하는데 허덕였습니다. 그만큼 내가 가졌던 목표들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여 아쉬움이 큽니다. 또 연구부장과 학년부장을 3년 동안 이어나가는 것도 쉽지는 않았고, 보다 새로운 환경으로 가면 더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다른 학교로 옮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동료 선생님들(특히 동학년 선생님들)이 학교에 남으라는 권유를 교직 생활하면서 이렇게 강하게 받는 행복(?)을 누리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장난이지만) 내신 포기원을 대신 써주실 정도로 말입니다. 또, 그냥 떠나기에는 여러 큰 일들을 마무리가 되지 못한 채,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 또 생소한 다른 분들을 만나고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지금 학교에 1년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만기까지 남아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올해는, 벌여놓은 일을 내실 있게 다져나가는 한 해로 삼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차츰 정리하고 마무리해 나가고자 합니다.
더불어 새로움을 위한 준비를 하고자 합니다. 즉흥적인 생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합니다. 교직생활 초기, 춘천에 있을 때는 이러한 상황판단 아래 만기를 채우지 않고 내신을 냈고, 학교를 옮겼습니다. 또 그러한 기민한 대처는 연구부장을 하면서, 특히 코로나 상황에 있어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민함은 깊이가 있지 못합니다. 곰곰이 생각하고 대처하지 못하면 여러 부작용을 낳습니다. 갑작스럽게 옮긴 학교는 그 전의 환경에 대한 관성이 남아 마찰을 빚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차년도엔 만기로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만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기존의 시스템을 뒤바뀐 수업을 위한, 그리고 그 동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에서 외면한, 디지털 문해력(리터러시)에 대한 연구도 시작합니다. 양구지역 디지털 리터러시 선도학교를 마음이 맞는 선생님들과 1년간 운영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해나가는 원동력은 역시 나를 세우는 일입니다. 많은 일들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매일같이 설파하는데도 나 자신은 그렇게 하는지 돌아보면 부끄럽습니다. 올해에는 나 자신에게도 더 내실을 기하기 위한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자 합니다.
2021년 새해,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하고, 내실을 기하는 삶의 기반을 다듬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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