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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전환에는 '민주'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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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마루 2021. 9. 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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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주의 담론에 대해서 낯설고 생소해왔던 지난날에 비해, 그나마 맥락을 잡고 있어 왔지만, [생태민주주의]는, 생태주의에 대한 관점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명확히 짚어주는 책이었습니다. 생태적 전환을 위해서, 그리고 이를 어떻게 교육에서 실현해 나갈지를 앞으로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우리가 현재 사는 삶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윤리적 환경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현재 살고 있는 인간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체제를 다져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런 체제는 미래의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위험하게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인간'이 누리는 풍요는, 지구에서 일부 선진국에 지나지 않으며, 또 선진국이라 할지라도 이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비인간 생명은 말할 것도 없지요. 결국 현재 지구에 존재하는 '하나의 종'에서도 극히 일부의 행복을 위해 다른 모든 존재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은 모든 사람들의 권리 신장, 평등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제도를 바꾸고, 이념을 신봉하는 등 평화를 진전하는 노력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합니다. 여기까지는 생태주의자들이 모두 공유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시간이 없더라도 권위주의는 배척해야

 

시간이 없다, 이러다 지구가 멸망하게 생겼다. 그러니 권력으로 통제하여 생태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 저자의 책에서는 '생태권위주의'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 생태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윤리적으로 옳은 당위라고 생각하더라도 이를 강제로 실행하는 것, 더 나아가 소비에트 혁명처럼 모든 제도를 뒤집어 엎는 식의 방법은 역사적으로나, 민주적으로나 모두 또 다른 억압이며 폭력일 뿐입니다. 이는 소위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이나 단체에서도 나타납니다. 생태주의를 지향하면서 생태주의와 반대되는 행동인 셈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 안에도 존재합니다. 교육과정과 수업을 비롯한 일선 교육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옛날의 지식 암기방법을 고수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강제적으로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윤리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타당하고 맞다고 생각할지라도, 이를 숙고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생각을 전환하도록 이끌어가야 합니다. 아무리 느릴지라도 말입니다. 그러한 방식은 '하나님'이라는 이름 아래, 욕설만 빼고 온갖 혐오를 부추기는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독재도 필요하다며 우리식 민주주의를 주창하고 유신헌법을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육정책을 펴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관점임이 분명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생태민주주의의 교육적 적용

 

한편, 저자는 생태민주주의를 논하며 다음과 같은 지점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생태적 전환을 위한 교육 방향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위험 결정자의 우월한 권력과 피해자의 취약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다.
  • 자기 이해 관심을 넘어서서 다른 존재에 대한 공감능력이 확대되고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다.
  • 글로벌 위험에 대한 인식과 생태적 공감능력이 확산될 때 호혜적이면서 규범적인 행위자들의 연결망이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민주적인 제도가 형성되고 발전될 수 있다.
  • 시민사회는 사적 이익의 결사체를 넘어 생태적 한계 안에서 자기 성찰적인 능력을 키우고 이를 제도로 전환시키는 힘을 키워야 한다.
  • 미래세대가 지구에서 스스로의 필요를 충족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 그리고 현세대에게는 이들의 필요충족 능력을 저해해서는 안 되는 책무가 있음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나는 생태민주주의자가 될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은 텃밭을 가꾸신 지 20년 가까이 되십니다. 초기에는 즐겁게 가꾸셨는데, 나이가 드시면서 텃밭을 가꾸면서 많은 통증을 호소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자식으로서 걱정되는 마음으로 사 먹으면 되지 뭐하러 고생을 하시냐고 말하지만, 유기농 채소가 몸에 좋다는 어머니 말씀은 차치하더라도, "네가 모르는 마음의 안정과 평화가 온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귓가에 맴돕니다. 사실 학창 시절, 그리고 지금 접하는 매체 모두에도 점점 갈수록 개인의 말초적 행복에 치중하는 모습, 그리고 성장 담론이 너무 당연하여 이를 반대하는 말은 '매국노' 취급을 받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직 생태주의에 대한 개념이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고 하며, '과연 될까?' 하는 의문도 갖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것에 취미는 없지만, 계속해서 생태주의, 그리고 이를 실현해가는 생태민주주의를 살피며 내 생활을 바꾸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텃밭 가꾸기든, 지역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든.

 

※ 이 글은 강원생태전환교육정책연구회 웹진 [ https://gwedu.kr/15 ]에 실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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