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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비전 2030을 향했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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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마루 2021. 12. 3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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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저물어 갑니다.

교사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 군대에 있던 시절이 정확히 10년 전이었습니다. 분대장을 달고 당직을 서며 밤을 새우던 어느 날, 가지고 있던 하늘색 공책의 비닐을 벗겨냈습니다. 그리고, 그 공책의 제목은 ‘푸른 理想을 안고, 비전 2020’이었습니다. 블로그 이름 뒤에 ‘비전 2020’을 붙인 겁니다. 앞으로 10년 뒤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떤 학급을 만들어갈까, 교육에 관한 나의 비전은 어떻게 세울까 하는 고민들을 담은 공책이었습니다. 결국 공책의 절반은 공부하는 내용들을 정리하는 용도가 되었지만, 그때 그 경력에는 사실 많은 걸 더 알아야 하는 시기였던 걸 생각하면 크게 어긋난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 저는 군 시절을 보낸 양구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비전 2020’이라는 말은 지나간 과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비전2020에 10을 더한 비전2030을, 그것도 나 자신의 비전이 아닌, ‘강원교육 비전 2030년’을 추진하는 단원으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교사로서의 자신의 교육관은 10년 동안 알게 모르게 만들어 가고 있는 찰나에, 부족한 식견이지만 강원교육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강원 교육의 미래를 상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이 펼치고 있는 정책이 좀 더 크게 확대되는 다양한 분과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강원도에 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배워야 할, 강원도에 사는 평생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분과에 참여하였습니다. 강원교육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 미래의 강원을 위한 교육의 방향의 큰 틀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교육의 근본’을 상상하고 그려나가는 분과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뜻깊고, 의미 있는 ‘비전2030’을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이러한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비롯한 분과가 제시한 수업·평가의 방향, 모두를 위한 개별화교육, 전환기 교육(과정)의 과제들이 실현하고자 할 때는 지난한 과정이 있을 것입니다만, 꼭 실현된다면 강원 교육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의 방향을 크게 바꾸는 데 한몫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2030년을 상상하는 활동에도 참여하였지만, 그보다도 더 근본적인, 2100년, 아니 그보다 더 먼 미래에도 우리가 사는 지구와 상생하기 위한, 근본적인 생각의 전환을 고민하는, 그리고 이를 교육(정책)에 녹여내는 연구를 위한 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강원생태전환교육정책연구회’는 작년 미래교육포럼에 참여한 팀을 중심으로 올해 창설되었습니다. ‘100년 만의’, ‘1000년 만의’ 대홍수, 가뭄, 화재, 추위, 폭염이라는 재해 소식을 이제는 너무 당연하게 듣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위기의 징후를 더 이상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특히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지금도, 환경을 통제하는 정책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이지만 수도권, 다른 지방보다 낙후되어 있다는 까닭으로 환경을 파괴해서라도 지역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도민들이 많습니다. 또, 수도권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도민들과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인간 중심, 경제 발전 중심, 수도권 중심을 넘어 비인간 생명, 환경 중심, 소외된 인간을 위한 생각의 전환, 그리고 이를 위한 교육(정책)의 적용에 대한 연구는 단기간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이 연구회 활동이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미약할 수 있겠으나, 이제 차곡차곡 내공을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제 교직생활 중 가장 오래 머무른 학교를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즐거운 일도, 아쉬운 일도 많았지만 그러한 모든 일들을 그 전의 학교에서보다 유연하고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는 역량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얼떨결에 맡은 연구학교가 많이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올해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게 연구부장 일을 했던 4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결실을 맺는 표창을 하나 받았습니다. 예년 같으면 같은 학교 교직원들 앞에서 받았을 표창이지만, 코로나19로 모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교장, 교감, 교무 선생님 그리고 동학년 선생님들 앞에서만 수여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끝나고 집에 조금 늦게 가는, 돌봄에 참여하는, 학습을 회복하는, 우리 반 학생 7명을 모아 같이 교장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우리 반 어린이들은 ‘교육부장관’이 누군지도 잘 모르지만, 우리 반 학생들 앞에서 축하를 받으니 더욱 기뻤습니다.

 

강원도교육연구원에서 주최하는 강원교육포럼에 미래교육에 대해 패널로 참여한 일, '민들레'라는 격월간 교육잡지에 앞으로의 교대 양성과정 방향을 기고한 일까지 더하면 올해는 유독 ‘미래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가 많았던 까닭은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이 큰 원인입니다. 요즘은 위드 코로나로 무엇보다 더욱 위험해진 곳은 초등학교이고, 원격과 등교가 난무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미래가 시작되는 곳은 학교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한 해였습니다. 2021년 열심히 달려왔지만, 2022년에는 천천히 그렇지만 소홀하지 않게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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