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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담기

내가 언제 붉은악마가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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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광고중에서


 어느 덧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야 말았다. 본인이 고등학생이던 시절 그 뜨거웠던 2002년 월드컵이 아직도 어제일처럼 -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춘천도 도청로가 붉은 물결로 가득했던 장면이 또렷이 - 기억나건만, 이제 독일 월드컵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 뜨거운 물결을 되뇌이기라도 하듯 다른 업체도 아니고 대형 이동통신사 두 곳이 아주 월드컵 관련 광고로 난리다.

 SK Telecom은 차치하더라도, 요즘 KTF광고는 어떤 남자가 미친듯이 서울 명동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이 나온다. - 연출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고 함 - 그 이전에 나오던 KTF광고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한 아기가 태어나고 자막으로 '48,396,208번째 붉은악마'라는 문구가 나온다. 어딘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 바로 태어난 아이를 '48,396,208번째 붉은악마'라고 규정지은 것에서 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48,396,208'이라는 숫자는 대한민국의 2005년말 현재 인구에다가 2006년 처음 태어난 아기 한 명을 더한 숫자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말은 곧 '대한민국 국민=붉은 악마'라는 공식이 성립한다는 의미이다. 그럼 자동으로 머리 속에서 떠올리는 의문, '내가 언제 붉은 악마가 됐지?'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붉은 옷을 입고 일제히 각 지역 중심가 또는 유명장소 (서울 시청 앞 등)에서 모여 물결을 이루고, 다 같이 대한민국을 외쳤다고 해서, 100% 전부 다 붉은악마인가? 붉은악마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며, 대한민국 축구팀을 응원할 수도 없다는 말인가?

 최근 붉은악마가 자기네들의 공식 응원복을 베이직하우스와 협정을 체결하고 베이직하우스 매장에서 20,000원씩에 판매를 한다고 한다. 축구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둘러대기는 하지만, 모든 이들의 순수한 응원이 비싼 돈을 치뤄야 얻을 수 있는 그런 것이 되버리고 만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난 붉은악마를 지지할 수 없고, 붉은 악마가 되고 싶지않다. KTF가 붉은악마를 공식 후원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광고라고 해도 이건 너무 지나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나는 단지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순수한 시민이 되고 싶다.

 단지 난, 대한민국 축구팀을 응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