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아니면 빽도

喜噫希 2005.12.07 02:49
  마지막 기말고사를 마치고 우리B반은 모임을 가졌다. B반에서의 새로운 과대표를 선출하기 위함이었다. 당연히 나는 안하려고 했다. 그렇게 서로 안하려다 보니 우리 반의 '조○○'학우를 내가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조○○(이하 '조')는 우리 반에 있는 현역(86년생)남자인데, 현역남자는 '조'와 나 둘뿐이다. 그래서 내가 적극적으로 추천한 이유이기도 하다.(어찌보면 내가 간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역시나 또 '조'는 절대로 과대를 하지 않는다고 생 잡아땠다. 누나들이 사정해도 강경했다. 그래서 나는 '조'에게 조건을 걸었다.

1. 너가 과대를 하게 된다면 내가 이번학기에 이어 또 총무를 맡아주마.
2. 앞으로 너가 과대를 하는 동안 과 행사에 100% 다 참여하겠다. - 개강,종강축구 포함


사실, 나는 이번에 우리 반에서 총무를 맡고, 다시는 어떠한 직책도 맡지 않고, 앞으로의 학교에서의 삶도 그냥 학교공부만 열심히 하며 사는 '아웃사이더'가 되길 원했다. 그리고 내가 과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실로 놀라움이라고 생각될 만큼 (더더군다나 개강,종강축구에도 나간다는 것은) 정말 큰 약속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이런 대선언에, '조'는 살짝 기울기 시작했다. 내가 이 말을 한 이후부터 '절대로' 안해라는 말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과대를 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나는 학교에서 부각되어야만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또한 내가 드리우는 '공포의 총무' 역을 한 학기 더 치뤄야 한다는 것도..

그렇기에 이번의 나의 선언아닌 선언은 '모'아니면 '백도[back-]'가 되어버렸다. 이번 선언으로 인하여 나는 '교대'라는 윷놀이판에서 내가 이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학교에 계속남아 '모'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아니면 다시 뒷걸음질 쳐 다른 길로 가자고 생각하면 지난 1년을 다시 '빽(back)'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나는 어떤 윷을 던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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