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喜噫希32

악어의 눈물 교실에서는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도록 가르치려 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다 보니 어린이들도 선생님도 쉽지가 않다.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기 전에 나의 억울한 일부터 생각이 나고, 그게 잘 먹혀들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이 꽤 많다. 저학년을 하다 보니 그냥 ‘빽’하고 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우는 친구의 말은 아예 듣지 않는다. 울면서 말하다 보면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 않고, 말하면서 자기감정이 더 격해져 마음이 동요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신이 ‘눈물’을 흘림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감정으로 호소하는,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동요하게 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심리가 본능적으로 나타나는데, 그게 먹.. 2020. 1. 30.
교사 10년,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해 오늘이 3・1 운동 100주년인 날인 동시에, 나 자신은 2009년 3월 1일 자로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모든 일들을 뒤로 젖히고, 나의 교직 생활을 한 번 돌아보고 싶었지만 동생(도 초등학교 교사)이 관사를 옮긴다고 해서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조금 늦었고, 이삿일로 몸은 매우 피곤하지만,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 자판 앞에 앉았다. 10년 전, 처음 선생님으로서 섰던 날들이 떠오른다. 교대에 진학하고도 3학년 1학기까지 다른 진로를 고민했던 나는, 뚜렷한 교직관을 가지고 교단에 선 것이 아니었기에 신규 시절은 '하루를 해치운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신규 시절에는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문득 떠오르는 건 천천히.. 2019. 3. 1.
먼저 내미는 손 얼마 전, 전에 근무했던 학교에 계시는 교감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처음에 전화를 받지 못했다가 부재 중 전화를 보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내 소식을 모르냐?”고 하시며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고 알려주셨다. 보통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인사발령을 보고 먼저 전화하는데, 본인 소식을 친히 먼저 알려주시다니! 전화를 걸고 받는 입장이 바뀐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미 다른 학교에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하관계도 아닌 데다, 평소 다른 학교로 떠난 이후에는 연락을 거의 하지 않는 소극적인 성격이라 이런 전화가 많이 낯설다. 그런데 이렇게 친히 전화를 해 주시니 굉장히 반가웠다. 교감선생님께서 정말로 나를 좋아해 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러한 관계를 맺는 건 나에게는 .. 2017. 9. 17.
사명감 날이 더워져 밤에도 창문을 열어 놓을 때가 되었다. 해가 넘어 밤에도 처음 창문을 열 때 즈음이면, 창문 너머 밤꽃향기가 슬며시 들어온다. 비린내 같아 싫어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래도 꽃 향기인지라 들어오는 향은 나에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밤꽃 향기가 나면 되레 상쾌한 느낌과 함께 되레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기분이 든다. 4년 전 오늘, 군 입대를 한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군 입대 할 때의 긴장이 살아나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보다는 오히려 군에서 겪었던 소중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군 입대 전까지 내가 겪어온 세상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느껴왔지만, 군대라는 새롭고 낯선, 군대에 들어가는 나에게 주위 사람들이 걱정하듯 ‘절망적일 수 있는’ 곳에서 배운 것들은.. 2014. 6. 8.
나 자신에게 안녕 못한 2013년 연말에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번졌습니다. (본인은 나름 소통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통을 하지 않는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학생, 시민들의 메시지가 SNS를 통해 많이 전파되었습니다. 저도 역시 그들처럼 ‘안녕하지 못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시국에 대한 안타까운 안녕하지 못함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제 개인적인 일 년에 대한 안녕하지 못함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날이 갈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는 하는데 2013년은 유독 지나갔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2012년에서 계속 멈춘 느낌입니다. 대선 전후 불거진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으로 2013년 내내 뉴스를 장식했던 것도 시간이 멈춘 느낌을 주었지만, 저 개인적으로 시간이 멈춰 서 있던 1년이었습니다. 올해 3년 만에 담임교사를 맡았습니다. 1년.. 2013. 12. 31.
비밀 어렸을 때(누구나 그렇겠지만) 학교나 교회에서 선과 악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꽤 있었다. 하와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죄. 내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어떤 ‘비밀’로 인해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결국 죄를 짓는다. 때문에 어렸을 때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밀 없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신도 마음 속으로 고생할 필요 없이 후련하고, 다른 사람들도 사람들의 말을 믿고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어렸을 때 주위 또래들이 속닥거리고 비밀을 만드는 게 너무 싫었다. 왜 저렇게 숨기고 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쩌다 비밀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말을 쉽게 다른 이들에게 알려 주었던 적도 있었다. 위에 말한 희망사.. 2013. 7. 27.
격동했던 2012년 이번 주는 학기 마지막 주라 전담인 나는 수업이 없어 느긋하겠지~ 싶었는데 방송 수습부원 챙겨야지 자잘한 행사 방송봐야지 유도 동계훈련은 왔다리갔다리 하고... 하지만 매주 이랬으니까 이건 이제 별 시덥지 않은 불만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번 주 정신을 쏙 빼 놓는 건 갑자기 내려온 국악실 확장 리모델링 예산으로 교감선생님이 리모델링을 어떻게 할 지 한 번 구상해 보라셔서 국악실 확장안(3개) 만들고 그 중에 하나 골라서 배치도 만들고... 그거 토대로 업자 불러서 견적 요청까지 했다. 큰 학교에서 부장급 이상되는 분이나 하시는 사안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추진하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배우는 거지~ 방송도 유도도 하나도 몰랐지만 아직도 삽질(?)하고 있지만 이렇게 배우면서 노하우도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2013. 1. 7.
아름다운 손잡기 #1. 드디어 평가의 달이면서 동시에 방학의 달인 7월이 왔다. 지난 6월까지 땡볕에서 어린이들과 축구, 발야구를 하며 체육시간을 보냈던 전역한지 얼마 안 된 체육전담교사는 7월에는 경쟁활동을 접고 표현활동으로 5학년에서는 세계 전통 민속 무용을 추기로 하였다. 물론 "뭣하러 무용을 하냐?"며 부장님이 눈치를 주셨지만 이 고지식하고 까랑까랑한 젊은 초등학교교사는 곧이 곧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에어컨이 있는 특별실을 찾아 시원함(?)을 좀 누려보고도 싶었다.) 세계 전통무용은 남자와 여자가 같이 손을 잡고 뱅그르르 돌며 민속춤을 추는 것인데 남자와 여자가 같이 손을 잡고 춤을 춘다는 말에 역시나 5학년 녀석들은 소리를 지르고 "어떻게 하냐?"고 생판 난리다. 하지만 곧이 곧대로인 젊은 교사는 역시 '교.. 2012. 7. 12.
아직은, 서두르진 말자! 전역한지 한 달이 되었다. 나 일·이등병 때 선임들이 군 생활이 편해서 전역 후 사회에서 잘 적응 못한다고 걱정들을 하기에 '나는 안 그러겠지…….' 했다. 선임들은 나이가 어려 그런 거고 나는 나이가 좀 있는데다 그 전에 자리를 잡아놨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전역 두 달 전부터 복직원 내고, 새 학년 환영회에 참석하고, 전역한 그 날 오후에 학교에 출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적응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역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땐, 바로 사회에 복귀했으니 수업의 맥을 잡고 내 업무 파악하느라 어안이 벙벙했지만 바로 입대 전에 있던 학교로 복직해 마치 군대는 꿈이었던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적응을 하고 있어서 내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 2012. 4. 22.
노무현, 당신은 참 나쁜 사람입니다 23일 아침까지 몸이 무거웠습니다. 그 전 날, 우리 반 아이들과 정직하지 못한 것에 대한 깊은 참회와 반성으로 모든 아이들이 허벅지를 3대맞고, 담임인 나도 5대를 맞았습니다. 정직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사는 의미가 없다며 저와 아이들 모두 눈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시련을 통해 가르침을 주기엔 아직 100일도 안된 새내기 교사는 견뎌내기 너무 힘들었는지 그날 저녁 밥도 먹지 못하고 잠을 청하였습니다. 그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TV를 보며 그 노곤함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 때는 텔런트 여운계님께서 암으로 별세하셨다는 소식 외에는 별 다른 소식이 없었고, 케이블TV를 보며 좀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전 날 퇴근 뒤 바로 잠이 들었던지라 아이들이 우리반 카페에 어제 일어난 .. 2009.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