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喜噫希

교사 10년,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해 오늘이 3・1운동 100주년인 날인 동시에, 나 자신은 2009년 3월 1일자로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모든 일들을 뒤로 제끼고, 나의 교직 생활을 한 번 돌아보고 싶었지만 동생(도 초등학교 교사)이 관사를 옮긴다고 해서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조금 늦었고, 이삿일로 몸은 매우 피곤하지만,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 자판 앞에 앉았다. 10년 전, 처음 선생님으로서 섰던 날들이 떠오른다. 교대에 진학하고도 3학년 1학기 까지 다른 진로를 고민했던 나는, 뚜렷한 교직관을 가지고 교단에 선 것이 아니었기에 신규시절은 '하루를 해치운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신규시절에는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문득 떠오르는 건 천천히 배우는 학.. 더보기
먼저 내미는 손 얼마 전, 전에 근무했던 학교에 계시는 교감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처음에 전화를 받지 못했다가 부재 중 전화를 보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내 소식을 모르냐?”고 하시며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고 알려주셨다. 보통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인사발령을 보고 먼저 전화하는데, 본인 소식을 친히 먼저 알려주시다니! 전화를 걸고 받는 입장이 바뀐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미 다른 학교에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하관계도 아닌 데다, 평소 다른 학교로 떠난 이후에는 연락을 거의 하지 않는 소극적인 성격이라 이런 전화가 많이 낯설다. 그런데 이렇게 친히 전화를 해 주시니 굉장히 반가웠다. 교감선생님께서 정말로 나를 좋아해 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러한 관계를 맺는 건 나에게는 .. 더보기
법원이 사람잡네 바로 이틀 전, 조금씩 뛰어보자 다짐했건만, 입학식이 끝나고 수업에 들어가기 시작하는데도 여전히 수업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생 교육에 모든 시간을 쏟아도 모자를 판인데 계속 다른 일에 치여 본질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말 못할 상황이란... 그렇게 학교에서 일이 어느정도 수습되고, "오늘은 꼭 집에서 수업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집으로 들어왔더니 책상에 부재중이라 우편물을 주지 못해 붙어있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대수롭지 않게 "뭐가 왔다더라."하셨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나에게 온 우편물의 종류는 '법원등기'였다. 법......원......등.......기.....................!!!!!!!!!!!!!!!!!!... 순간 머리가 하얘지며 온 몸이 긴장이 되기.. 더보기
사명감 날이 더워져 밤에도 창문을 열어 놓을 때가 되었다. 해가 넘어 밤에도 처음 창문을 열 때 즈음이면, 창문 너머 밤꽃향기가 슬며시 들어온다. 비린내 같아 싫어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래도 꽃 향기인지라 들어오는 향은 나에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밤꽃 향기가 나면 되레 상쾌한 느낌과 함께 되레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기분이 든다. 4년 전 오늘, 군 입대를 한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군 입대 할 때의 긴장이 살아나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보다는 오히려 군에서 겪었던 소중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군 입대 전까지 내가 겪어온 세상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느껴왔지만, 군대라는 새롭고 낯선, 군대에 들어가는 나에게 주위 사람들이 걱정하듯 ‘절망적일 수 있는’ 곳에서 배운 것들은.. 더보기
나 자신에게 안녕 못한 2013년 연말에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번졌습니다. (본인은 나름 소통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통을 하지 않는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학생, 시민들의 메시지가 SNS를 통해 많이 전파되었습니다. 저도 역시 그들처럼 ‘안녕하지 못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시국에 대한 안타까운 안녕하지 못함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제 개인적인 일 년에 대한 안녕하지 못함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날이 갈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는 하는데 2013년은 유독 지나갔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2012년에서 계속 멈춘 느낌입니다. 대선 전후 불거진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으로 2013년 내내 뉴스를 장식했던 것도 시간이 멈춘 느낌을 주었지만, 저 개인적으로 시간이 멈춰 서 있던 1년이었습니다. 올해 3년 만에 담임교사를 맡았습니다. 1년.. 더보기
비밀 어렸을 때(누구나 그렇겠지만) 학교나 교회에서 선과 악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꽤 있었다. 하와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죄. 내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어떤 ‘비밀’로 인해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결국 죄를 짓는다. 때문에 어렸을 때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밀 없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신도 마음 속으로 고생할 필요 없이 후련하고, 다른 사람들도 사람들의 말을 믿고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어렸을 때 주위 또래들이 속닥거리고 비밀을 만드는 게 너무 싫었다. 왜 저렇게 숨기고 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쩌다 비밀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말을 쉽게 다른 이들에게 알려 주었던 적도 있었다. 위에 말한 희망사.. 더보기
격동했던 2012년 이번 주는 학기 마지막 주라 전담인 나는 수업이 없어 느긋하겠지~ 싶었는데 방송 수습부원 챙겨야지 자잘한 행사 방송봐야지 유도 동계훈련은 왔다리갔다리 하고... 하지만 매주 이랬으니까 이건 이제 별 시덥지 않은 불만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번 주 정신을 쏙 빼 놓는 건 갑자기 내려온 국악실 확장 리모델링 예산으로 교감선생님이 리모델링을 어떻게 할 지 한 번 구상해 보라셔서 국악실 확장안(3개) 만들고 그 중에 하나 골라서 배치도 만들고... 그거 토대로 업자 불러서 견적 요청까지 했다. 큰 학교에서 부장급 이상되는 분이나 하시는 사안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추진하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배우는 거지~ 방송도 유도도 하나도 몰랐지만 아직도 삽질(?)하고 있지만 이렇게 배우면서 노하우도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더보기
새로운 다짐을 허락해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오늘 하루 주일을 지킬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 길은 주님을 만난다는 자체에 기쁨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지난 주에 대신 낸 돈을 받으러 깨어 갔다는 것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그렇게라도 간 예배가 온 맘을 다하여 드렸을 것이란 기대는 역시나였습니다. 설교시간에 온통 딴 생각 뿐이었습니다. 예배에 집중하고 설교말씀을 들은 게 언제 있었는지 조차, 손에 꼽을 정도였다는 사실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주님, 구약의 이스라엘 민족처럼 저도 필요할 때 손을 내밀고 충족되면 돌아서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그렇게 어리석은 제 자신을 알고서도 또주님에게 돌아섭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머리는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마음은 감정은 점점 폐쇄적으로 변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