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토막 33

소 잃으려고 대충 고치나?

토요일이라 검사수 적은데 문자로 나온 확진자가 금요일보다 더 많다. 오늘 10시 발표에는 600명이 분명 넘을 것이다. 이 정도면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은 실패다. 소상공인 배려한다고 거리두기 우무쭈물 하다가 결국에는 소상공인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게 된 꼴이 되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거리두기 단계를 차별하는 바람에 수도권 사람들이 지방은 안전하다고 마구잡이로 지방에 와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모양새다. 정부가 거리두기를 격상하더라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정도 불편은 감수해야지요."라고 말하는데, 정부는 말 안듣는다고 올려봐야 별 소용없을 것이라고 한다. 소상공인분들에 대한 명분, 시민의식 모두 고려한다면 진작에 고삐를 2주간 죄었어야 한다. 오늘 거리두기 격상 논의한다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아니라 ..

글토막 2020.12.06

콩으로 메주를 쑤어도 곧이 못 듣겠다

어제(자정이 지났으니) 정부 차원에선 강원도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지 않았다. 정부의 기준(강원도 일일확진자 10명 이상)을 훨씬 뛰어 넘었지만, 도내 지역별로 확진환자 발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대신, 철원군 자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하였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첫째, 정부는 격상기준으로 강원도는 일일 확진자 10명 이상으로 정해놓고, 막상 그 시점에 다다르니 하지도 못하면서 왜 그런 기준을 뭣하러 정해놓았냐는 거다. 경제적인 이유를 들고 있지만, 너무 전전긍긍하는 정부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그럼 애초에 그런 기준을 세우지 말던가. 지금처럼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대응을 해 나가도 충분하지 않은가? 오히려 정부의 발표를 기다리..

글토막 2020.11.18

다시 '코로나 긴장' 속으로

11월에 토론회와 강의, 연구용역 참여 등으로 매우 바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그 스타트를 본격적으로 끊기 시작하려던 지난 화요일부터 연구학교 교직원 찬반투표에서 75%(80%이상 동의어야 응모 가능) 찬성으로 아슬아슬하게 응모가 불가되더니, 목요일 밤에 다음날 1박 2일 워크숍이 코로나 급속 전파로 취소되면서 다른 모든 일정이 줄줄이 무기한 연기(라 말하고 취소라 읽...)되었다. 너무 많아 한글문해 관련 연수 강의도 다른 분을 추천해드렸는데... 이렇게 오늘 마지막 남은 일정이었던 속초에서도 강의 연기 전화를 받고 나니 왠지 모르게 허탈해진다. 코로나19가 모든 일상을 허탈하게 만든다. 사실 지난 8월 집회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어 학교 원격수업을 3분의 2로 계속 조정하며 '코로나 긴장'을 또 이어..

글토막 2020.11.16

토사구팽

교대생 시절, 동기들은 강원도에서 선생님을 하겠다는 나에게 경기도나 수도권으로 가라는 권유를 많이 했다. 선생님이 되고 나서도 비슷한 또래 선생님들도 경기도로 가자고 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런 유혹에 많이 흔들렸지만, 아직껏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관성이 작용한 것도 크지만, 그래도 나는 학창시절을 보낸 이곳 강원도가 소외되는 곳이 많고, 수도권 지역에 비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그런 어려운 곳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던 나의 소박한 철학 내지는 신념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어쩌다 보니, 나는 도교육청의 정책 중 하나를 표본으로서 실천하게 되는 위치에 서 있었고, 서 있는 중이다. 2년 동안 한글문해, 천천히 배우는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보여주려 했고, 찾으..

글토막 2019.12.08

기무사령부 해체를 보며

좀 늦은감이 있지만.. 기무사의 계엄문건과 더불어 기무 부대원들의 군 내의 ‘감사’의 기능을 넘어선 행동들도 문제가 되었다. 사단장이 기무부대 준위에게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했다. 이에 준하지 않지만 나도 기무부대에 대해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일병때였는지 상병때였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하여간 군 생활이 한창일 무렵, 기무부대 사무실이 우리 과 옆에 있어 기무부대 간부가 우리 사무실을 꽤 왔다갔다 했다. 과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기부무대 간부는, 심심했는지 소파에 앉아 우리과 병사들을 한 사람씩 뜯어봤다. 그러다 나에게 주목이 되었는데, 내가 교사를 하다 왔다고 하니 대뜸 “전교조 출신 아니야?”라고 나에게 물었다. 어떤 교원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은 나는 ‘가입하지 않았다..

글토막 2018.08.16

책 읽는 군인

평일에 담임으로서 이틀씩이나 어린이들을 두고 육상대회에 출장을 나가야 한다는 걸 항의하며 여기저기 들쑤셔 놓고 결국에는 철원에 출장을 갔다. 대회는 도대회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한산했다. 접경지역이라서 그런지 군 병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어 대민봉사를 하러 나온 군인들도 쉽게 목격되었다. 허들이나 매트 등을 옮기는 일에서 부터 모래 다지기, 학생 인솔하기 등 각종 행사보조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상 준비를 하는 군인을 보게 되었는데, 옆에 메달을 쌓아두고 책을 읽고 있었다. 메달을 하나씩 올려주고 그 틈틈이 책을 읽고 있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푸념하지만, 이 장면을 보니 책 읽는 시간은 만드는 것이라는 걸 새삼 한 번 더 깨닫는다. 책에서 외국의 노동..

글토막 2017.10.01 (1)

초등학교 역사교과서도 검토 필요

새 정부, 대통령의 '업무 지시' 2호에 역사 교과의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고, 검정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수정 고시하라고 한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중학교와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뒤에 가려진 '초등학교 사회 6학년 1학기 교과서'도 살펴 주셨으면 좋겠다. 여성가족부에서 따로 제작한 초등학교용 위안부 계기 교육자료를 만들면서 정작 교과서에 일제 강점기에 수난을 겪은 위안부의 이야기가 빠지는 모순, 박정희가 '경제 성장'을 위해 군사 정변을 일으키고 10월 유신을 한 것처럼 두루뭉술하게 서술한 교과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토막 2017.05.14

더 이상의 나비효과가 없기를

2009년, 그 해 전국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가 첫 발령받은 학교에서도 나타났다. 선생님들이 체온계 측정을 몇 달 동안 매일 아침마다 실시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반 학생 35명 중 10명이 감염 또는 감염의심 증세를 보였고, 우리 시에서 유일하게 일주일 정도 휴업을 했다. 2014년 다른 학교로 옮겨간 첫 해,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기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여 지금도 떠올리기 힘든 결과를 낳았다. 당장 예정된 수학여행은 취소되었고, 예정된 모든 현장체험학습이 보류되었다. 2015년, 메르스 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하였다. 전염성이 약한 바이러스 인데도 불구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종합병원에 무자비하게 퍼졌고, 그 병원에서 암 치료를 하고 있던, 학교 옆 바로 아파트에 살았던..

글토막 2017.05.13

가문의 내력

며칠 전, 둘째 작은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서울에 갔다.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작은 집' 친척들을 보았다. 넷째 작은 할머니께서는 나의 어렸을 적 모습을 기억하시며, "야, 너 얼굴보니 참 선하게 생겼다."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 "그런데 너도 요 밑에 유씨 곤조가 있냐?" 안 그래도 그 동안 계속 내가 좀 까랑까랑하다고 생각하던, 그리고 그것이 집안 내력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작은할머니의 한 마디는 이 복잡한 생각들의 종지부를 찍어줬다. 그래서 그런지 버들 유를 쓰는 유시민은 엘리트주의라고 했지만 내가 볼 땐 유승민 원내대표의 강직함은 우리 가문 내력도 한 몫한 것 같다.

글토막 201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