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14

김영하, 여행의 이유

가볍게 읽은 책입니다. 평소에 여행은 커녕,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저자의 삶이 와닿지가 않습니다. (극과 극이네요..) 그러나 저자는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신의 감정들을 아홉 꼭지로 풀어냅니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여행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저에게도 일정부분 공감이 가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후회하는 과거와 불안한 미래, 그것 때문에 미적거리는 현재에서 여행은 나의 복잡한 생각을 '의미있는 것'들로 바꾸어 저장하는 것, 때로는 여행으로 현실을 인정하기도 하고, 기대가 무너지기도 하지만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는, 여행은 그런 것인가봅니다. 방학 때마다 여행을 가는 사람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는데, 여행을 가는 까닭을..

책과 나 2020.03.02

이상한 교대, 이상한 교사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② 현실과 동떨어진 교대, 임용시험 올해 내가 살던 도시를 벗어나 '군 지역'으로 발령이 났다. 내가 사는 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아 차로 50분 정도면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서,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 몇 분과 같이 카풀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며 통근을 하는데,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 학급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교대의 교육과정'에 대한 주제로 흘러간다. 좋은 이야기면 참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는 데 교대를 나온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저자는 교대에 대해 쓴 글 제목부터 '교대는 바보 양성소'라 지었다. 그리고 이 글의 첫 문장은 '젊은 교사들은 똑똑하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라고 선언한다. 나는..

책과 나 2017.10.01

진실된 오지랖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① 자정능력을 가진 교직사회 '10년차 교직경력'의 저자처럼, (비록 군 경력으로 인해 순 교직 경력은 적지만)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은지 9년차가 되니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환경들에 있어 너무나 공감이 간다. 저자의 글은 처음 들어가본 '딴지일보' 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새벽녘에 그 게시판에 써 내려간 글들을 읽으면서 나의 경험과 겹쳐져 몸이 떨릴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나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글이 여기 나타났을까? 하며, 신기하기도 했고, 그 만큼 교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의 반증이었다. (그 글을 보고 작년, 내 Facebook에 링크를 해 놓았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저자 만큼..

책과 나 2017.08.01

개인주의, 모두가 행복한 디딤돌

문유석, 판사님이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 낸 일상 수필집이다. 읽기 쉬운 문체로 명쾌하게 생각을 풀어 헤치니, 손석희 앵커의 서평처럼,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러한 글은 어떻게 쓸 수 있을까 하며 읽었다. 다방면의 많은 주제를 논했는데 그 중에서 한두가지만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떳떳한 나의 행복 어릴 떄부터 '공동체'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어린이들에게 학생들이 중구난방으로 자기 맘대로 행동을 할 때면 항상 '공동체'를 강조했었다. 동양문화에서 그토록 강조한 공동체, 집단주의 문화는 2차대전 이후, 동북아 3국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개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다시피 하는 집단주의 문화에 대해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저자는..

책과 나 2016.01.14 (2)

괴물이 된 20대, 내버려 둔 기성세대

오찬호, 지난 학기, 교육철학을 전공하시는 교수님의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같이 읽어본 책 중에 하나다. 이 책을 선정하고 난 뒤에 런저런 사정의 이유로 휴강을 연차례 하고 난 후, 책을 다 읽고 다시 만난 자리에서 교수님께서 첫 운을 떼신 말씀이, "선생님은 이 책을 읽고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요?" 당황은 했다. 교수님은 어떤 점에서 내가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셨을까? 기억에는 없는데 그 전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 그걸 기억하시고 말씀하신 건지 도통 모르겠다. 그런데 그리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정말 할 말이 꽤 있었기 때문이었다. 교대를 다니면서, 그리고 교사가 되고 나서 몇 년 동안 아니, 어쩌면 최근에도 무심코 흘렸는지도 모르겠다. "제가 수능을 망치는 바람에 교대에 들어가..

책과 나 2016.01.14 (1)

이제 절망을 불편하게 바라볼 때

- 다니엘 튜더, 최근 새누리당의 심학봉 의원이 성추행 파문으로 탈당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이제 큰 충격을 받는 것 같지 않습니다. 새정치연합 의원의 뇌물수수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그렇지.' '어디 한두 번 그러는 일이야?' 시민들은 으레 정치인들은 으레 그렇다는 듯 콧방귀를 뀝니다. 우리는 너무나 정치인들의 절망적인 태도에 익숙해 있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어린이들 다루듯' 재래시장에 가서 국밥이나 한 그릇 시원하게 먹고, 어떻게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약속을 하고, 선거가 끝나면 도대체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어제 손석희 앵커는 에서 언급했듯 정치인들, 아니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대통령은 '윗분'이 국민에게 '하사'하듯이, '위로부터의, ..

책과 나 2015.10.02

답은 결국, 집중과 혁신

'답을 내는 조직'이라는 책은 내용이 어렵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답을 내는 조직의 특성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을 한 데 묶은 느낌이었다.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몸으로 체득하고 감으로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다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런 막연한 체득이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직은 결국 리더와 구성원이 '끝까지' 노력해야 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리더는 내가 소싯적에 했던 일들을 늘어 놓으며 이래라 저래라 말만 하는 사람은 결국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회피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필자도 나름 사회생활을 하여 보니 행사나 운영 방법 등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의견을 피력하면 본인의 경험을 꺼내면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뜻을 피력한다. 그 분들이 그 일을 실무로 하였던 시간..

책과 나 2015.09.27

모두를 위한 경제

대학을 다니던 때는 노무현 정부의 임기 중·후반 이었다. 구성원이 작은 교대에서도 나부끼던 운동권 학생들의 구호는 '노무현 정부 신 자유주의 타파'였다. 수구 기득권 세력들은 노무현정부가 좌파의 전형이라며 자유시장경제가 무너질 것 처럼 떠들어 대는데, 신 자유주의를 추구한다니. 그 때는 물론 지금도 노무현 정부가 신 자유주의 정책을 펼쳤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떠들어 댔던 신 자유주의는 정말 진정한 자유시장일까? 저자는 첫 장부터 '진정한 자유시장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진짜 자유시장이 되려면 정부라는 곳은 존재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법이라는 것도 없어야 한다. 그냥 사람들이 자유롭게 재화와 노동, 무형의 가치들을 교환해야 한다. 이득을 위해서는 예닐곱 살의 꼬마들도 공장에 가서..

책과 나 2015.09.18

고전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 강의(신영복)

이 책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되었다. 내가 고등학생 말 무렵에 나와서 한창 인기가 있던 책으로 기억한다. 책이 두꺼워 읽고 싶었지만 읽을 기회를 얻지 못하다. '전략 독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책을 빌려 읽게 되었다. 메르스 여파가 있던 기간이라 어린이들이 학교에 못 나오는 틈에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중국 역사 순으로 살필만한 고전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면서 우리 현대 한국사회의 모습에 투영하며 이를 조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각 장마다 주제가 다 다른 것 같지만 결국에 이야기하는 요지는 정해진 듯 하다. 인상 깊었던 부분 중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은 나중에 따로 연관지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좋겠고, 여기서는 한 두가지의 인상 깊었던 점과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혹은 내가 전체 맥락으로 받아들..

책과 나 2015.09.16

전략 독서 프로젝트

책 읽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안 읽어 버릇해서 그런지, 책 한 권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게다가 이런 저런 일에 치이다 보면, 내가 책을 읽고 있었는지 깜빡 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읽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됩니다. 그러다 보니 읽고 싶은 책은 많아 책은 많이 사는데, 읽지 않고 쌓아둔 책만 늘어가네요. 아무래도 이는 습관인 것 같습니다. 글을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글쓰기의 기본 중 하나가 다독(多讀)인데, 그게 잘 안되니 글도 잘 써지질 않습니다. 글이 잘 나오지 않으니 생각도 없어지고, 생각이 없어지니 그냥 되는대로, 쫓기는 대로 살고 있습니다. 교사로서의 삶도 어느 정도 적응할 때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블로그 10주년이 되어 어느 정도 생각의 실..

책과 나 2015.07.20